💌 땅끝에서 온 편지
대만에서 사역하고 있는 노효종, 김희정 선교사
저희가 섬기는 교회 주변은 크고 작은 신당들과 도교 사원이 있어,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은 시간까지 향을 피우고 복을 비는 사람들로 붐비는 곳입니다. 주일 아침이 되면, 저희는 먼저 공원에 들러 사람들 사이를 한 바퀴 돌고 모퉁이에 앉아 이곳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고 교회로 향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땅 밟기 기도만으로 선교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비겁한 저의 모습을 발견하였습니다. 못 씻어 풍겨 나오는 역한 냄새와 풀어진 눈동자를 마주할 용기가 없어서 그들의 주위를 맴돌며 기도만 하니, 영혼 안에 있는 어떤 것도 볼 수 없고 소통할 수도 없었습니다.
평소처럼 공원을 천천히 돌던 어느 주일이었습니다. 헝클어진 머리카락, 몸의 반을 덮은 겨울옷, 엉성한 걸음의 한 노숙인이 도시락을 들고 있는 노숙인에게 다가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노숙인은 다가가 반쯤 먹다가 남긴 뚜껑 열린 도시락을 가리켰습니다. 그러자 도시락 주인은 자신이 남긴 도시락을 주려는 듯 내밀었습니다. 그런데 노숙인은 도시락을 받는 것이 아니라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찾더니, 고무줄 세 개를 꺼내 도시락 주인에게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그들이 필요한 고무줄 세 개조차 줄 마음이 없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길이 아닌 내 길에서 나를 위한 삶을 사는 사람이었음을 깨닫고 회개했습니다. 몇 주 후, 주일 예배에 어색한 눈빛의 한 남자분이 오셨습니다. 아침에 거리를 배회하고 있는데, 교회 자매 한 분의 “교회 갑시다!” 라는 한마디에 교회에 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그동안 거리의 사람들에게 어떤 좋은 방법으로 주님을 전해야 하나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말씀해 주셨습니다. 길을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교회 갑시다!” 그 한마디만 하면 된다고 말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참 생명으로 들어서는 길이 될 수도 있기에, 간절한 마음으로 입을 열어 “교회 갑시다!” 라고 오늘도 외칩니다. 부르신 소명대로 포기하지 않고 입을 열어 복음을 전하는 자가 되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